[케냐2]척박한 땅, 투르카나(Turkana)
물이 부족한 땅
정말 기후변화의 위기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곳. 투르카나(Turkana)
숙소에서 샤워하는 것조차 미안함을 느낄 정도로 물과 사투를 벌이는 지역.
투르카나는 호수 이름이며,
이 호수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민족의 이름이며, 이 지역을 통틀어 말하기도 한다.
근처의 가장 큰 도시는 로드워(Lodwar)이다.
케냐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투르카나 호수
호수 인근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업을 하거나
어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.
새벽이면 생선을 구입하려는 상인들과 팔려는 어부들로
시끌벅적한 시장도 펼쳐지곤 한다.
아프리카에서 대륙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호수인데...
물이 귀하다니... 어쩐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
사실 투르카나 호수의 물은 식수(가축의 식수)로 부적합하다고 한다.
염분(?)-비슷한 성분이 많아서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현지인에게 들었다.
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가뭄으로 호수의 면적도 줄어들 뿐 아니라
호수로 유입되는 물줄기를 이웃나라 에티오피아에서 큰 댐을 지어 막아놨다고도 한다.
나의 투르카나 첫 느낌은
먼지, 흙냄새, 젤리캔
며칠 동안 비가 안온 탓인지 온 동네는 흙먼지로 뒤덮여있고
아프리카 그 특유의 흙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.
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젤리캔을 굴리며 다니는 동네.
매번 뉴스에서 동아프리카 최악의 가뭄지역으로 소개된 지가
약 10년이 넘은 것 같지만
그 지옥 같은 가뭄은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계속되었고
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고 한다.
'로드워'시를 조금만 벗어나면
말 그대로 황량한 지역이 펼쳐진다.
강줄기는 말라버렸고,
말라버린 강줄기에서 사람들은 4~5미터 넘게 땅을 파서 물을 긷는 모습을
아주 쉽게 볼 수 있다.
가뜩이나 척박한 땅에 지독한 가뭄까지 더하니
농사며 가축이며
모든 밥벌이 수단이 멈춰버렸다.
그래도 굶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
몇 그루 남아있지도 않은 나무를 베고
태우고 숯(charcoal)을 만들어
도시까지 이고 걷고 팔아서
한 끼분의 식량을 구해서 살아가고 있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
지독한 가뭄의 고통과 아픔은
첫 번째로 아이들에게 나타난다는 것이
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.
가만히 있기만 해도 더운 지역
현지인 앞에서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곳.
앞으로 '물을 절약해야겠다.'라는 생각을 갖게 한 곳.
지구가 많이 아프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 곳.
여러모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.